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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팔설명서] 2. 펜팔을 하면서 닥칠 위험들, 펜팔 주의사항

아마 일반적으로 펜팔을 시작하고자 마음을 먹을 때, 펜팔의 부작용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단순히 외국인 친구를 사귀고 싶어서든, 해외 문화에 관심이 있어서든, 언어 능력을 늘리고자 하는 동기이든 펜팔의 "좋은 점"에 끌려서 펜팔을 하고 싶어질 테니까. 그러나 세상사 다 그렇듯이 항상 좋은 면만 있을 수는 없는 법. 펜팔 또한 항상 좋을 수 만은 없는 취미이고, 펜팔을 통해 눈살 찌푸리는 일이 생길수도 있는 것이다. 이 포스트에서는 펜팔의 어두운 면과 주의사항을 미리 알아보도록 한다. 인터넷 펜팔을 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인터넷에서" "모르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한국에서 인터넷으로 사람을 만나는 것이 언제나 안전할까? 물론 좋은 사람들도 많지만 기본적으로 인터..

[펜팔설명서] 1. 펜팔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

2008년부터 시작해서 10년 가까이 이메일 펜팔을 해 온 경험을 살려... 블로그에 펜팔 이야기를 해보기로 한다. 사실 내가 처음 펜팔에 대한 로망을 가졌던 것은 손편지 펜팔(스네일 메일)을 보고서였다. 외국에 있는 친구들과 편지가 오고가고, 가끔 선물을 주고받는 것이 좋아 보여 언젠간 펜팔을 하리라고 생각했었지만... 내 경우 실제 펜팔을 시작한 이후로 실제로 뭔가를 우편으로 교환한 적은 단 한 번 도 없다. 이메일 펜팔 전문가랄까... 이 포스팅에서는 내가 약 10년 정도의 기간 동안 펜팔을 해 왔던 경험에 대해 풀어나가고자 한다. 만약 펜팔을 하는 데 필요한 보다 실제적인 정보 (펜팔 구하는 법, 주의사항, 무슨 이야기를 써야 할지, 왜 펜팔이 자꾸 끊어지는지 등)가 필요하다면 시리즈 내의 다른 ..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 사람

대학에서 사회과학 수업들을 들으면서, 아무래도 사회과학대는 인간에 대한 기대치를 낮출 수 있는 곳이 아닌가 생각했던 적이 있다. 인간이 얼마나 구조의 영향에 쉽게 휘둘리는지, 사상가들의 사상이 ‘객관적’인 어떤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삶의 궤적과 연관되어 있는, 어떤 의미에서 자기 자신, 자기 자신의 상처, 자기 자신의 추구 방향의 발현일 수도 있다는 것 (어쩌면 정교한 자기합리화 같은 것은 아닐까?). 특히 심리학과 수업을 통해 인간이 얼마나 간사한 존재인지, 얼마나 자기 보고 싶은 대로 세상을 인식하고 자기 마음 편하기 위해서 인지체계를 왜곡시켜대는 존재인지, 인간의 인지능력이 얼마나 한계가 있고 부족한지 볼 수 있었다.그래서 스스로를 기만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런데 나 역시 평범한 인간일 뿐..

2018.07.11

우리는 미래에 조금 먼저 도착했습니다

이전에 EIDF에서 라는 다큐멘터리를 봤었다. 미아는 부모님과 미국에서 살고 있고 알렉산드라는 부모님과 다른 형제들과 노르웨이에서 살고 있다. 그런데 사실 이들은 쌍둥이이다. 중국에서 태어난 쌍둥이가 노르웨이, 미국으로 각각 입양되었던 것이다. (이들이 쌍둥이임을 알게 된 과정도 흥미로웠는데, 양부모님들은 중국에 오기 전까지 그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던 것 같고, 아마 원래 중국에 도착해 아이를 데려가는 서로의 일정에서도 만날 일 없을 예정이었지만 한 쪽 아버지가 몸이 아파서 일정이 변경되면서 정말 우연히 만나게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 ‘어? 저 사람들이 안고 있는 아이가 우리 아이랑 똑같이 생겼는데?’ 했던 것이다.) 쌍둥이로 태어났지만 둘의 삶은 달랐는데, 알렉산드라는 인구가 겨우 234명 밖에 ..

2018.07.07

주제별 자우림 노래 추천 (1~9집)

예나 지금이나 자우림을 좋아하지만, 가장 열심히 들었던 시기는 2002년 (후반)에서 2004년인 것으로 기억한다. 사람에 따라 자우림은 “하하하쏭” “매직 카펫 라이드” 같은 신나는 곡들을 부른 밴드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고, “재즈 카페” “가시나무”같은 곡을 커버하던 나가수에서의 모습을 기억할 수도 있겠고, 아니면 “#1” “Seoul Blues” 같은 우울한 곡들을 기억할 수도... 나에게 자우림의 음악을 추천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데 좋은 곡이 너무 많으니 그냥 전집을 다 들어보라고 하고 싶어지기 때문. 사실 그냥 몇 곡만 추려서 추천하는 것을 포기하고 그냥 모든 곡 제목을 다 써놓고 코멘트를 하나하나 달까 생각하기도 했다. “우울한 곡이 듣고 싶으면 4집이나 6집, 이름 없는 음반 ..

음악 2018.06.16

자우림 10집 6월 22일 발매

자우림의 열 번째 앨범이 나온다. 내가 자우림을 좋아하게 되었을 때 자우림은 이미 넉 장의 앨범을 발매한 상태였고 나는 십 몇년 뒤의 내가 어떻게 살고 있을지 전혀 알지 못했다. 아마도 그 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다른 사람이지만, 여전히 자우림의 음악을 듣고 있다는 점에서는 같구나. 김윤아의 솔로를 제외하고, 마지막 정규앨범은 5년 전 나온 9집. 그리고 그 때 9집을 들으면서 이 앨범은 명반이라고, 지금껏 나온 자우림 음반 중 가장 좋다고 생각했던 듯하다. 5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또 조금 다른 사람이겠지. 사실 이번 앨범은 방심하고 있는 사이에 나왔다고 할까? 얼마 전 ‘자우림 다음 앨범은 언제 나오나...’ 생각했던 것 같은데 그렇다고 또 지금 나올 줄은 몰랐다. 일주일 뒤 발매일이라고 하니 정..

음악 2018.06.16

토끼의 아리아

과학자이자 SF소설가인 곽재식의 . TV드라마화가 되어 작가에게 처음으로 소설로 돈을 벌게 한, ‘데뷔작’인 를 비롯, 총 9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고 웹진 거울 등 다른 곳에 발표되었던 작품들도 많다. , 같은 작품은 거울에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 기본적으로 저자의 상상력에 기반하여, 특정한 아이디어를 펼쳐보이는 성향의 글들인데, 딱 잘라 말하긴 어렵고 그러면 안되겠지만 왠지 저자가 과학자로서 일하면서 간접적으로 경험하였거나 보고들은 경험으로부터 나온 것 같은, 과학계의 씁쓸한 진실-로 추정되는 것들-이 많이 투영되어 있다. 나는 뭐 아직까지 사회에선 새내기라고 생각하고 쌓아온 경력이 일천하다보니 실제로 그러한데, 그냥 뭐랄까 어디나 돌아가는 건 참 비슷하구나 싶기도 하고, 이건 세상의 평균보다도 심한..

2018.06.12

피니시

한때 자기계발서따위 신경쓰지 않던 세월이 있었다. 내가 안 읽는 책의 종류는? 자기계발서, 내가 좋아하지 않는 책의 종류는? 자기계발서, 아니 그런 책을 대체 왜 읽지?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나의 취향도 바뀌었다. ‘삶의 기술’에 대해서, 삶에서 마주치는 일들에 더 잘 대처할 수 있도록 조언을 받을 수 있다면. 그리고 나는 자기계발서를 인터넷서점 위시리스트에 담게 되고, 사게 되고... 그리고 마침내(?) 를 읽게 되었다. 나는 일을 끝까지 잘 끝내는 사람인가? 나는 한 때 일을 잘 벌이는 사람이었다. 지금은 좀 소강되었지만 일을 벌이는 불씨는 여전히 내 안에 남아있다고 믿는다. 따지고 보면 환경의 변화 때문에 일을 많이 벌리지는 못했지만 지난 해 같은 경우에도 나름 이것저것 시도를 했다. 어쨌든, 나..

2018.06.10

혼자일 것 행복할 것

우선 다른 이야기부터 잠깐. 지금이야 웹툰이라는 것은 으레 웹툰 서비스 플랫폼을 제공하는 사이트에 가서, 도서관이라는 공간에서 책을 고르듯 그 사이트에 연재되는 작품들 중 하나를 같은 사이트 공간 내에서 골라 보는 것으로 정착되어 있지만, 초창기 웹툰은 개인 홈페이지에서 연재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2000년대 중후반. 네이버가 웹툰 서비스를 시작했고, 낢이야기 같은 작품의 경우 개인 홈페이지에서 네이버 연재로 이동했고... 하지만 아직 개인 홈페이지에 연재하는 사람들도 꽤 남아 있었던 것 같다. 사실 잘 모르겠다. 난 가던 데만 갔으니까. 아무튼 그 당시부터 보기 시작했던 웹툰 중 하나가 루나파크로, 더 이상 홈페이지 업데이트는 잘 되지 않는 것 같지만 블로그라거나 인스타그램 등으로 이..

2018.04.21

오직 두 사람

김영하가 유명한 사람이라는 건 안다. 원래 한국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 이름이 난 소설가였고, 언젠가부터 TV를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이름이 알려진 것 같았다. 그런데 난 김영하가 쓴 소설도, TV 프로그램도 본 적이 없었다. 떠돌아다니는 방송 캡처 같은 건 본 적 있고, 어쩌면 단편을 읽었는데 기억하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무튼 내가 아는 김영하는 이름이 잘 알려져 있는 사람. 사람들이 글을 잘 쓴다고 하는 사람. 그런데 내가 그 글을 읽어본 적이 한 번도 없는 사람... 이었고, 그 정도의 정보만 가지고 단편집 을 읽었다. 내 감상은 이렇다. 이 책의 단편들은 현실을 잘 꿰뚫어보는 경향이 있다. 인간의 어두운 면들, 힘듦을 견딜 수 없어서 어설픈 합리화나 그럴싸한 거짓말로 덮어두는 ..

2018.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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