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풍성하게/펜팔

[펜팔설명서] 1. 펜팔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

be composed 2018. 7. 14.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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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부터 시작해서 10년 가까이 이메일 펜팔을 해 온 경험을 살려... 블로그에 펜팔 이야기를 해보기로 한다.

  사실 내가 처음 펜팔에 대한 로망을 가졌던 것은 손편지 펜팔(스네일 메일)을 보고서였다. 외국에 있는 친구들과 편지가 오고가고, 가끔 선물을 주고받는 것이 좋아 보여 언젠간 펜팔을 하리라고 생각했었지만... 내 경우 실제 펜팔을 시작한 이후로 실제로 뭔가를 우편으로 교환한 적은 단 한 번 도 없다. 이메일 펜팔 전문가랄까...

  이 포스팅에서는 내가 약 10년 정도의 기간 동안 펜팔을 해 왔던 경험에 대해 풀어나가고자 한다. 만약 펜팔을 하는 데 필요한 보다 실제적인 정보 (펜팔 구하는 법, 주의사항, 무슨 이야기를 써야 할지, 왜 펜팔이 자꾸 끊어지는지 등)가 필요하다면 시리즈 내의 다른 포스트를 참고하기 바란다.


  내 기억이 맞다면 때는 내가 중학생이었던 2000년대 중반. 당시 다음 카페 메인에 펜팔 카페가 뜬 적이 있었다. 전 세계 사람들과 편지를 교환해 가며 펜팔 친구들과의 우정과 그 나라의 향기가 가득 풍기는 선물을 자랑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펜팔을 하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 생각해 보면 그 때 바로 시작할 수도 있었을 텐데, 왠지 그 때는 아직 펜팔을 할 때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었나 보다. 결국 '언젠가 나도 펜팔을 해야지' 라는 마음만을 품고 고등학교까지 졸업했다.


  그러다 2008년 말.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펜팔을 실제로 시도할 마음이 났고, 이메일 펜팔을 시작했다. 실제로 몇 명의 친구들을 사귀었으나 나의 게으름으로 인해 다음 해 초 쯤에는 모두 끊어졌다. 그 뒤로 한동안 펜팔을 하지 않았으나, 나는 펜팔에 대해 잊지 않고 있었고... 2011년, 다시 펜팔을 시작하게 된다.


  왜 3년만에 다시 펜팔을 시작했을까? 사실 펜팔은 나의 야심찬 새해 계획의 일부였다. 당시 나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나 새로운 활동을 시도할 기회가 많지 않은 환경에 있었고 새해를 맞아 영어를 실제로 '사용'하는 사람이 되겠다는 목표가 있었다. 그래서 떠올린 것이 펜팔을 다시 해야겠다는 것이었다. "공부로서의 영어가 아니라 언어로서의 영어를 해야겠다!"라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굳이 해가 바뀔 때까지 기다리다던 나는 해가 바뀌고 곧 펜팔을 시작했고, 그리고 펜팔에 정말 푹 빠져들게 되었다.


  내가 펜팔을 구하기 위해 사용했던 사이트는 재팬가이드였는데, 지금은 아쉽게도 펜팔친구를 찾는 코너가 없어졌다. 이 사이트의 경우 기본적으로 '일본을 소개'하는 사이트이다 보니 일본 뿐만 아니라 아시아 자체에 호감을 가진 외국인들이 많았다. 실제로 나도 재팬가이드를 통해서 일본인 친구보다 다른 국가 친구들을 훨씬 많이 만났다. 펜팔친구 란이 활성화가 잘 되어 있었기도 하고, 처음부터 이메일이 공개되는 것이 아니라 우선 사이트 내 쪽지 기능으로 연락을 시작하는 방식으로 되어있어서 어느 정도 연락을 주고받다가 서로의 이메일주소를 교환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것도 좋은 기능이었고... 아무튼 더 많은 친구를 갖고자 하는 나의 욕심은 계속 불어났다. (그 당시 펜팔은 나의 취미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재팬가이드에서 활동하는 것을 넘어서 재팬가이드 외 다른 사이트들까지 들락거리며 광고를 내고, 친구들을 찾고, 한번은 내 친구가 다른 사이트에 광고를 낸 것을 보기도 하고...ㅋㅋㅋ(지금은 연락이 끊겼는데 무척 마음이 잘 맞는 친구였다. 보고싶다 A.M.) 이 때 들락거리던 사이트 중 하나는 Student of the World. 지금도 운영되고 있다.


  펜팔을 한다고 하면 어느 나라 친구를 사귀었어요? 라는 질문을 받곤 하는데, 음... 우선 인터넷이라는 공간의 특성상 정말 세계 곳곳의 사람들이 다 있기 때문에 만나 본 나라의 수가 아~주 많다. ㅎㅎ 만나고 헤어짐이 쉬운 인터넷이라는 공간의 특성상, 그리고 처음에는 재미있다고 시작하지만 가면 갈수록 귀찮다고 편지를 쓰는 것을 멈추는 사람들이 많은 펜팔이라는 것의 특성상 많은 사람들이 그냥 스쳐지나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짓을 10년 가까이 했기 때문에ㅎㅎㅎ 스쳐 지나갔던 사람들이 아니라, 꽤~오랫동안 연락을 주고받았거나 주고받은 사람들의 국적만 해도 싱가포르, 멕시코, 말레이시아, 이탈리아, 일본, 폴란드, 브루나이, 독일, 마케도니아, 헝가리, 콜롬비아, 미국 등등... 음 동남아시아나 유럽으로 좀 편중되어 있는 것 같기도 하지만. 요는 굉장히 다양한 나라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잠깐 스쳐갔던 사람들까지 더하면 더 늘어나고. 물론 당신이 관심이 있는 나라가 있다면 그 나라 친구들을 사귀는 것도 좋다. 내게 먼저 연락이 왔던 많은 사람들이 한국이라는 나라에 관심이 있었다. (K팝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세계 곳곳에 있다.)


  아무튼 펜팔은 좋은 취미이며... 운이 충분히 좋다면 평생동안 연락할 친구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2011년에 만났던 싱가폴, 멕시코 친구와 연락을 자주 하지는 못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서로를 기억하고 가끔은 안부를 묻고 연락을 주고받고 싶어한다. 멕시코 사는 E군이 지금 너무 오랫동안 연락이 없어서 불안하긴 한데... 다음 명절에 안부 한번 보내봐야지... (서로 충~~~분히 오랫동안 알고 지내고 서로의 삶이 바빠 자주 연락하기 힘들어진다면 메신저를 활용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인 것 같다. 나는 내 개인정보 노출하는 것을 싫어하는 편이라 과거에는 메신저 공개를 잘 하지 않았지만... 말레이시아 친구와 100통 이상의 메일을 주고받다가 메신저로 옮겼는데 다행히 얘랑은 메신저에서도 얘기가 잘 통하고 좋았다.)


  단, 항상 그렇듯이, 세상에는 나쁜 사람들도 많고 위험한 사람들도 많다는 점. 인터넷을 통해 만난 사람들은 언제나 위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특히 이런 만남 사이트는 더 위험하다는 것. 그러니 자신의 안전은 자신이 지켜야 한다는 것... 정도를 마음 속에 품으면 좋을 것 같다. 본인의 정보를 함부로 노출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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