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례함의 비용

be composed 2018. 8. 9.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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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례함의 비용>이라는 책 제목에 주제가 잘 나타나 있다. 무례함에는 비용이 든다. 그 비용은 개인이 스트레스를 받는다거나 회사에 가기 싫어진다거나 하는 비용도 포함하지만, 실제로 무례함은 회사가 돈을 적게 벌게 만든다. 무례함은 전염병처럼 퍼져나가면서, 근로 의욕을 떨어지게 만들고,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게 만들며, 회사의 이익을 줄이게 한다. (“무례함을 당하는 쪽에 해당하는 노동자들 가운데 () 38%가 성과의 품질을 고의로 저하시켰다”!) 책의 초반부에서는 무례함 때문에 어떤 비용이 발생하는지, 어떤 손실이 발생하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책의 중반부에서는 스스로의 무례함을 벗어나는 방법에 대해 주로 말한다. 그렇다. 이 책은 단순히 무례함을 비판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가 정중한 사람인지, 혹시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무례를 범하고 있는 건 아닌지 파악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고, 보다 정중하고 공정한 사람이 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한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기도 하다.

후반부에서는 무례함을 몰아내고 정중함을 도입하고 평가하기 위한 방법들을 설명하는데, 슬쩍 거부감이 들기도 한다. 당연히 우리는 서로에게 폭력적이어서는 안 되고, 편견에 찌든 차별 발언을 하지 말아야 한다. 솔직함과 무례함을 구분하지 못해서도 안 된다. 그리고 모두가 정중하다면 정말 정말 좋을 것이다. 하지만 어쩌면 사람의 개인적인 성향들을 자본주의적인 논리 (무례함은 손실을 가져오고 정중함은 이득을 가져온다)를 가지고 조절하려 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스쳐지나갔던 것도 사실이다.

한편 책에서는 조직을 더 정중하게 만들기 위한 실전 요령 등을 제시하는데, 특히 한국 같은 곳에선 오히려 사장이 어디서 또 이상한 거 듣고 와서 이상한 거 시키는상황이 되어버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기도 한다. 조직의 리더들을 겨냥한 듯 한 내용들이 있는데, 아무래도 리더 스스로 권위주의적이지 않고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효과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책에서도 스스로의 무례함을 점검하고, 정중한 사람이 되기 위한 방편을 제시한 것 아닐까.).

무례함이 미치는 악영항에 대해 알기 위해, 우리의 직장 문화가 얼마나 비효율적인지 알기 위해, 스스로 보다 더 정중하고 상대를 불쾌하게 만들지 않는 사람이 되기 위해,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조금은 더 정중해져야 하겠다는 마음이 들었고, 아마 책을 읽은 다른 사람들도 조금은 그런 마음이 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 사회가 조금 덜 무례해진다면 그것은 큰 발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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