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풍성하게/펜팔

[펜팔설명서] 7. 오래가는 펜팔에 대해

be composed 2018. 7. 20.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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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 정도 인터넷 펜팔을 한 경력을 살려 펜팔설명서 연재를 하고 있다.
  인터넷 펜팔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가 필요하다면, 아래의 포스팅들을 확인하기를 권한다.


2018/07/14 - [펜팔] - [펜팔설명서] 1. 펜팔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

2018/07/15 - [펜팔] - [펜팔설명서] 2. 펜팔을 하면서 닥칠 위험들, 펜팔 주의사항

2018/07/15 - [펜팔] - [펜팔설명서] 3. 펜팔을 직접 만들어 보자! (上)

2018/07/15 - [펜팔] - [펜팔설명서] 4. 펜팔을 직접 만들어 보자! (下)

2018/07/17 - [펜팔] - [펜팔설명서] 5. 펜팔들이랑 할 얘기가 떨어졌어요.

2018/07/18 - [펜팔] - [펜팔설명서] 6. 펜팔들과 정보를 나누는 팁 대방출!

  인터넷 펜팔(이메일 펜팔)을 해 오면서 느낀 것,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봐도 공통적으로 호소하는 것은... 인터넷 펜팔이란 참 오래가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말 쉽게 끊어진다.

  손편지 펜팔(스네일 메일)을 했다는 사람들의 말을 듣다 보면, 외국에 편지를 한 번 보내면 답장이 올까 안 올까 가슴 졸이면서 기다리고, 그러다가 이사를 가면서 등의 이유로 답장을 쓰지 못하거나 답장을 더 이상 받지 못해서 끊어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된다. 그럼 인터넷 펜팔은 어떨까? 이사를 가도 이메일 주소는 남으니까 끊어질 가능성이 낮을까? 그렇지 않다. 정~말 끊어지기 쉬운 게 인터넷 펜팔이다.

  그냥 내가 생각하기에는 이렇다. 펜팔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보통 외국인 친구를 만들겠다, 외국어 실력을 향상하겠다, 아 세상에 지구 곳곳에 친구들을 다 만들 수 있다니! 엄청 재미있겠다! 하는 마음으로 설레어 펜팔 바닥에 뛰어든다. 그런데 그러다가 편지를 계속 주고받다 보면... 질리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편지를 쓴다는 건 나름대로 에너지를 요구하는 일이라, 친구들에게 답장을 쓰는 게 귀찮아지는 시점이 올 가능성이 많다. 특히 영어 실력에 따라 계속해서 영작을 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될 수도 있을 것이고, 외국인이랑 얘기하는데 사실은 한국 친구들이랑 얘기하는 거나 별다를 바 없는 주제일 수도 있다. 아니면 뭔가 대화가 계속 뜨는 경우도 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편지를 끊어 버리거나, 혹은 '아 내일 답장 써야지' '아 내일은 꼭 써야지' 하는 식으로 계속 미루고 미루다가 흐지부지되어 버릴 수도 있겠다. 꾸준히 편지를 주고받았으나 각자의 현실세계의 삶이 너무 바빠져서 편지를 제대로 쓰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아무튼 꼭 질려서든 다른 이유가 있어서든 이메일 펜팔이라는 것은 굉장히 끊어지기 쉬운 것이다. 사실 당신의 친구가 더 이상 답장을 하지 않는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당사자 말고는 모르는 법이다... 아무튼 이메일 펜팔이 얼마나 끊기기 쉬운지, 펜팔 사이트 가서 광고 읽다 보면 펜팔 좀 해 본 사람들이 편지 몇 번 주고받고 없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것도 볼 수 있다 (광고에 그런 말을 쓰는 게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여튼, 사실 정답은 없다. 오래가는 펜팔은 사실 오랫동안 끊어지지 않은 펜팔이다. 그러려면 둘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고, 펜팔은 의외로 지속적으로 노력을 투자하기 힘든 분야일 수도 있다. 그러니 당신의 펜팔이 갑자기 답장이 없더라도 너무 슬퍼하지 말고, 그냥 인연이 여기까지인가 보다, 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맞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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