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틱 세계사 (난젠 & 피카드)

be composed 2022. 8. 15.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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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미 위주로 읽으려고 선택했고 딱히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던 책. 1만년 간의 역사 동안 성애에 얽힌 굵직한 사건들이나 유물들을 에피소드 별로 설명한다. 만약 주제가 성에 대한 것이 아니었다면 이동 중에 에피소드 몇 개 씩 잠시 짬을 내서 읽어도 좋았을 법한 구성이다. (책의 주제 뿐 아니라 풍부한 삽화 또한 공개된 장소에서 이 책을 읽을 수 없게 만든다)

  딱히 뛰어난 통찰 같은 것은 없고, 성에 대한 사건들을 나열해 놓은 것에 가깝다. 사실 '이런 사건을 통해 인간의 성에 대한 인식이 이렇게 바뀌었고, 이런 사건은 이런 영향을 주었겠군' 같은 통찰보다도, '이런 자극적인 사건도 있었고, 시대상을 고려해 볼 때 이런 센세이셔널한 사건도 있었구나' 정도의 정보를 제공하는 책이다.

  주제가 자극적인 만큼 잘 읽힌다. 아쉬운 것은 성소수자들에 대해서도 더 다루었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것과, 그리고 저자들도 한국 독자들에게 보내는 글에서 인정하고 있듯 유럽에 치우쳐져 쓰인 책이라는 것이다. 한국에 대한 언급은 찾아볼 수 없다. 너무 많은 기대를 걸지 않고 시간도 때우면서 소소한 지식도 쌓이는 독서를 하고 싶다면 읽어볼 만 하고, 보다 진지한 논의를 원한다면 적합하지 안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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