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리뷰] 카드의 여왕

be composed 2017. 11. 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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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 카드의 여왕
저자 : 알렉산드르 푸시킨
출판사 : 위즈덤커넥트



  푸시킨의 『카드의 여왕』에는 카드 도박에서 무조건 이기는 방법을 알고 있는 백작 부인과 그 방법을 알아내고자 하는 통신 장교가 등장한다. 독일인 통신 장교 헤르만은 현실적인 사람으로(19세기 러시아에는 독일인 장교가 많았던 걸까?), 다른 친구들이 도박을 하는 것을 구경만 할 뿐 절대 도박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가 도박에 흥미가 없기 때문이 아니라, 그의 냉철한 현실주의적 성품 때문이다. 그러다 떠벌이 동료에게 백작부인인 그의 할머니가 도박에 무조건 이기는 방법을 알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그의 마음이 요동치기 시작하고, 그러던 와중 그 할머니의 집에서 일하는 친구가 별로 없는 하녀를 보게 된다...

  가볍고 짧게 읽을 수 있는 소설. 푸시킨의 작품을 처음 읽는 것 같은데, 사실 이 작품만으로는 대가다운 어마어마한 포스를 느끼지는 못하겠다. 러시아의 대문호가 쓴 소설이지만, 이 소설만 놓고 본다면 그냥 진지한 성찰 없이 가볍게 후루룩 읽어넘기에도 적절한 소설. 책 소개에는 "이 소설을 읽는 당신이라면, (...) 비밀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되어 있지만 사실 비밀을 밝히는 것이 소설의 관전 포인트가 아니다. 논리적으로 추론해서 비밀을 밝혀내는 소설이 아니므로 정통 추리소설을 생각하고 읽는다면 실망할 수도 있겠다.

  푸시킨에 대해서도 좀 찾아보았다. 위키피디아에 의하면 "러시아 국민 문학의 창시자이자 러시아 문학어의 창시자"라고 한다. 그리고 푸시킨의 외할아버지는 에티오피아 흑인으로 노예였으나 표트르 대제에 의해 해방되었고 군인으로 일했다고 한다. 푸시킨은 자신의 혈통을 자랑스러워했다고 한다. 사실 오늘날 러시아는 인종 차별이 많은 나라로 알려져 있는데 -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물론 차별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러시아인들도 많다 -, 러시아의 위대한 문호가 사실은 순수 혈통(이라는 말 자체가 굉장히 웃기는 말이지만) 러시아인이 아니었다는 게 좀 재미있다. 그러고 보면 러시아도 유럽의 변방으로서 다른 유럽인들에게 좀 무시당했다거나 아시아라고 '취급당했'다거나 그런 이야기를 들었던 적 있는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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