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주말은 왜 유한한가

be composed 2018. 7. 30.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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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주말이 끝나버리다니!


  대체 뭘 했다고 시간이 이렇게 빠르게 가는지 알 수가 없다. 금요일 저녁이 엊그제 같은데... (국립국어원에 의하면 엊그제의 의미는 ‘바로 며칠 전’이고 그제의 의미는 ‘어제의 전날’이라고 하는데 그럼 그제보다 엊그제가 더 먼 과거인 셈이다. 그렇다면 금요일 저녁은 그제인데...)

  참 이 7일짜리 일주일이 세상 곳곳에 정착해서 세상 많은 사람들이 이런 7일짜리 일정에 맞추어 살고, 그 사람들 중 많은 이들이 이렇게 속절없이 이틀을 날려 보내고 그러겠지. 그리고 월요일이 다가옴에 따라 공포에 떨고... 스트레스를 받고... 음 그러다가 퇴사를 택할 수 있었던 사람들은 퇴사를 하기도 하고.

  그러고 보면 과거에는 학교도 토요일에는 오전 수업이 있었고 (어디서 보니 요즘 애들은 토요일에 학교를 왜 가는지 이해를 못 하는 듯 하더라) 토요일은 원래 ‘일찍 마치는 날’이었지 ‘쉬는 날’은 아니었던 것 같기도 하다. 흠. 지금 나는 주 5일제 근무를 하고 있긴 하지만 그 당시엔 또 토요일에도 학교에 나가는 게 당연했었지.

  아무튼 왜 주말은 유한한 걸까... 어쩌면 주말이 이틀밖에 안 된다는 건 너무 짧은 게 아닐까? 언젠가 미래에는 금요일에도 출근하지 않는 게 당연해질지도 모르는데. 그럼 그 때는 예전에는 어떻게 일주일에 이틀밖에 못 쉬었는지 의아해하고 그러겠지. 이미 그런 회사도 있었던가?

  주말이 유한한 건 주말이 내가 원하는 시간이기 때문일 것이다. 주말에 무슨 일을 하든 말든, 뭐 이번 주말의 경우 내 의지와 반하게 내가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았던 누군가와 어느 정도 시간을 보내게 되긴 했지만 대체로 나의 경우 주말에 뭘 할지를 내가 선택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조차 나의 선택일 것이다. 그러므로 (직업을 유지하는 것은 나의 선택이지만) 조직 내에서 일해야 하는 주중의 시간과의 무게가 다른 것이다. 주중에 출근해 있을 때의 시간도 한정된 자원이지만 이 자원을 어떻게 쓸지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고 가령 상사에 의해 강제되기도 한다. 반면 내가 뭘 할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는 자원인데 이 자원으로 하고싶은 일이 자원의 총량보다 많은 것은 아닐까... 근데 그렇게 말하기엔 내가 주말을 너무 계획 없이 즉흥적으로 보내는군. 아무튼 이렇게 본다면 사람들에게 더 많은 자원이 돌아가도록 하는... 더 많은 자유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데 작은 역할을 하는 것도 의미있는 게 되겠구나.

  아 아무튼 이번 주말도 급하게 지나갔다. 다행히도 다음 주말도 순식간에 올지 모른다. 이번 주말도 그랬던 것 같으니. 주말보다 2.5배 긴 시간만 버티면 되는 일이다. 그리고 그 다음 주말도 정신 차리면 싹 사라져 있고, 월요일이 다가오는 것을 두려워하고, 그리고 또 월요일의 해가 뜨고 반복되고 그렇게 또 속절없이 시간이 흐르고 그러겠지. 정신 차리면 올해가 다 가 있을지도 모르고 그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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