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가 유명한 사람이라는 건 안다. 원래 한국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 이름이 난 소설가였고, 언젠가부터 TV를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이름이 알려진 것 같았다. 그런데 난 김영하가 쓴 소설도, TV 프로그램도 본 적이 없었다. 떠돌아다니는 방송 캡처 같은 건 본 적 있고, 어쩌면 단편을 읽었는데 기억하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무튼 내가 아는 김영하는 이름이 잘 알려져 있는 사람. 사람들이 글을 잘 쓴다고 하는 사람. 그런데 내가 그 글을 읽어본 적이 한 번도 없는 사람... 이었고, 그 정도의 정보만 가지고 단편집 을 읽었다. 내 감상은 이렇다. 이 책의 단편들은 현실을 잘 꿰뚫어보는 경향이 있다. 인간의 어두운 면들, 힘듦을 견딜 수 없어서 어설픈 합리화나 그럴싸한 거짓말로 덮어두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