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사회과학 수업들을 들으면서, 아무래도 사회과학대는 인간에 대한 기대치를 낮출 수 있는 곳이 아닌가 생각했던 적이 있다. 인간이 얼마나 구조의 영향에 쉽게 휘둘리는지, 사상가들의 사상이 ‘객관적’인 어떤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삶의 궤적과 연관되어 있는, 어떤 의미에서 자기 자신, 자기 자신의 상처, 자기 자신의 추구 방향의 발현일 수도 있다는 것 (어쩌면 정교한 자기합리화 같은 것은 아닐까?). 특히 심리학과 수업을 통해 인간이 얼마나 간사한 존재인지, 얼마나 자기 보고 싶은 대로 세상을 인식하고 자기 마음 편하기 위해서 인지체계를 왜곡시켜대는 존재인지, 인간의 인지능력이 얼마나 한계가 있고 부족한지 볼 수 있었다.그래서 스스로를 기만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런데 나 역시 평범한 인간일 뿐..